천안시 직산읍, 그리고 군서리라는 지명은 최근 '도시첨단산업단지'라는 개발을 앞둔 지역으로 더 잘알려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본래 천안시 서북구의 북쪽 중간에 위치한 지역으로 현재 성환과 꽤 인접한 지역인데요. 조선 시대에는 직산협의 읍치가 있던 곳으로 관아와 직산향교 등 관련 유적이 많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사진은 직산향교의 '명륜당'을 찰영한 사진입니다.
현재 사진속의 향교와 직산현관아가 위치한 '군서리'는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으로 개발이 거의 진행되지 않은 느낌인데요. 약간의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된 듯 하나, 현재는 오래된 시골마을을 거니는 느낌으로 도보여행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옮겨지는 그런 느낌입니다.
군서리 마을 곳곳에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어 길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향교와 관아, 그리고 '온조 왕사'나 '민익현가옥'과 같은 호기심이 발동되는 그런 명소들도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었고요. 직산읍의 가장 최근 이야기는 1914년에 천안군에 편입된 것이며, 1894년에는 직산군이었던 곳입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금의 평택과 수원에 일부 지역이 편입되던 시절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중에서 가장 먼저 찾은 직산향교는 관람객 모두를 환영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많은 향교를 답사해봤는데요. 현장에 도착하면 아쉽게도 내부로 들어갈 수 없는 향교들도 많아 약간의 아쉬움과 실망감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직산향교는 누구나 내부 관람이 가능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직산향교는 현재 충청남도 기념물로 등록되어 관리하고 있으며, 조선 초기에 건립되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향교가 태동하게 된 것은 고려말 ~ 조선초에 집중적으로 많이 건립이 된 것은 알고 계시죠? 건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원형이 잘 보존되어 전해지는 향교도 간혹 있지만, 아쉽게도 직산향교는 여타 다른 향교와 비슷하게 1592년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중수 작업이 계속 진행되었고 1997년 서재를 복원하였다고 하네요.
향교를 구성하는 부속건물들은 보통 홍살문과 하마비, 명륜당과 대성전, 동재와 서재 등으로 나뉘어지는데요. 직산향교는 거의 모든 부속건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명륜당이 경사면에 건리된 것이 특징이며 현재 향교 내부에는 많은 '고문서'들이 보존 및 보관되고 있어 앞으로도 계속 우리 후손들이 관리해주어야 할 귀중한 자산입니다.
직산향교에서 도보로 약 5분 내외에는 '민익현가옥'이 있습니다. 현재 문화재자료 제290호로 등록되어 있으며, 1820년인 순조20년에 규장각 대제학으로 있던 민승세가 직산으로 낙향하였을 때 지은 집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아주아주 오래된 고택의 느낌은 아니지만, 요즘 천안시의 발전속도와 도시의 위상으로 봤을 때, 먼 지방에나 보존되어 전해질 것 같은 한옥을 이렇게 답사하고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안채가 'ㄱ'자 형태로 되어 있는 것이 민익현가옥의 특징인데요. 특히 가장 인상깊고 신기했던 점은 안채 뒤쪽으로 작은 '가묘'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조선말기 사대부가의 전형적인 가옥 구조라고 하는데요. 오히려 조선말기로 접어들면 선조들을 위해 가옥 내부에 가묘를 설치했다는 점은 역사를 좋아하는 저로서도 처음 접하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근세와 현대에 가까워 질수록 우리 선조들도 효율적인 조상모시기를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시 직산향교로 들어와 명륜당으로 통하는 입구에서 오른쪽 샛길을 따라 가면 '온조왕 사당'이 나타납니다. 매우 독특하게 느껴졌던 곳이고요. 설화 정도로만 익히 들어온 온조왕에 대한 유적지입니다. 다만, 온조왕 사당이 조선시대의 사료에 대략적으로 이 정도 위치에 있었다고 전해져 사당을 '신축'한 개념이므로, 답사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온조왕 사당이 있는 장소는 군서리 중앙에 위치하여 현재 공중화장실과 나름의 주차장 공간이 조성되어 있고, 직산향교나 직산현관아로 연계하여 걸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향교, 민익현가옥 등과 함께 같이 답사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천안시에서 신경써서 조성해 놓은 만큼, 많이 알려져 사람들이 자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