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기거하는 산이라 하여 이름 지어진 성거산 기슭 북서방향으로 자리 잡고 있는 성거읍은 천흥공단을 중심으로 한 공업지역으로 부상중이며, 천흥사지 5층석탑 등 유구한 문화재가 산재해 있습니다. 특히, 서울중앙 박물관에 성거산 천흥사명 동종(국보제280호)이 전시되고 있어 천년 역사가 숨쉬는 고장입니다. 우리 고유의 아름다움이 살아 숨쉬는 문화재들의 발자취를 찾아 천흥리 역사 문화 탐방을 했습니다.
천흥 마을이 터를 잡은 성거산은 오대산을 거쳐 속리산으로 이어지는 차령산맥의 지류로서 주변 마을에서 신성시해 왔습니다. 천흥사가 성거산에 자리 잡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천안 천흥사지 당간 지주는 당간은 없어지고 지주만 남아 있습니다. 천흥사 경내에서 출토된 동종이 1010년(고려 현종 원년)에 주조되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대체로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절에서 의식이 있을 때 절 입구에 당(幢)이라는 깃발을 달아두는 장대를 당간(幢竿)이라 하며 당간을 양쪽에서 지탱해 주는 두 돌기둥을 당간지주라 합니다. 당은 불전이나 불당 앞에 세워 부처와 보살의 공덕을 나타내는 기(旗)입니다.
당간의 지주는 양 지주 사이가 60㎝ 간격을 두고 2층 기단 위에 동-서로 세워져 있습니다. 양쪽 높이 솟아 있는 양 지주에는 별다른 모양이나 장식은 없고 양 옆에 세로띠를 추가하였을 뿐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지주의 한쪽 머리 부분이 파손된 상태이나 언제 파손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양 지주는 기단 아래 70㎝까지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기단은 주변에 흩어져 있던 것을 복원한 것인데 직사각형 모양으로 잘 다듬어져 있고 상면에는 꽃 모양의 장식을 새겨 놓았습니다. 동-서 양쪽 사이에 있던 당간 받침은 남아 있지 않고, 한쪽 상단부분에 당간을 고정시키기 위해 판 네모난 구멍만 남아 있습니다.
천흥사는 921년(고려 태조 4)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천안 천흥사지 오층 석탑은 성거산 천흥사명 동종[국보 제280호]과 비슷한 1010년(고려 현종 원년)에 축조되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석탑의 전체적인 양식은 신라의 석탑을 계승하고 세부 양식에서 다양한 변화를 보이는 전형적인 고려 전기의 석탑입니다.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354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석탑의 높이는 5.27m로 맨 밑 부분의 지대석은 지면과 같은 범위로 조성하고 그 위에 2층의 기단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하층 기단은 4매의 널찍한 판석으로 구성하였고, 그 위에 1매석으로 조영한 형식이며, 상대 갑석(심층 기단의 윗면을 덮는 넓은 돌)은 2매를 사용하였습니다. 면석에는 모서리 기둥[隅柱]이 모각된 상태에 중석의 각 면에는 각기 일곱 개의 안상(眼象)이 조밀하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탑의 위치가 천안 천흥사지 당간 지주로부터 약 300m 떨어진 곳에 있어 당시 천흥사의 규모를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합니다.
오층 석탑을 보고 나서 좀더 올라가 보면 천흥저수지를 볼 수 있습니다. 성거산 정상의 북서 산기슭에는 계곡들이 위치해 있으며, 이들 계곡수는 정상으로부터 약 2㎞ 떨어진 천흥 저수지로 집수되어 있습니다.
성거산 자연 휴양림과 천흥계곡, 천흥저수지는 관광객, 등산탐방객, 낚시꾼들이 즐겨찾는 명승지입니다. 천흥저수지와 천흥 사지 오층 석탑은 천안 시내에서 자동차로 15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습니다. 천안역, 천안터미널에서 15분 간격으로 운행 중인 200번, 201번 버스를 타고 20분 남짓 달려 성거 도서관이나 천흥리 정류장에서 내려 15분 정도 걸어가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입니다. 천안의 역사와 문화가 있는 곳 천흥리를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