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문화, 아름다운 봄꽃들로 가득한 천변풍경.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적의 원성천은 각종 오물들이 떠내려가고 냄새도 고약해서 똥냇갈이라 불렸었는데, 지금은 각종 물고기와 물오리, 백로 등 여러 새들, 그리고 산책과 휴식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생태하천으로 변모하였습니다. 또한 계절을 바꾸면서 각종 나무와 꽃들이 천변을 장식하고 있어서 멋진 공원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3월 하순에서 4월 초순까지의 원성천변은 튀밥을 튀겨놓은 것 같은 화사한 벚꽃이 만발하여 오가는 이들의 발길을 꼭 붙잡아 놓는답니다. 지금, 벚꽃이 만개한 원성천에 가면 천안의 시민 전체가 꽃구경을 나온 것처럼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열기가 대단합니다.
상춘객들의 풍경을 스케치해보면 다음과 같아요.
서로의 인증 사진을 찍어주는 연인들로부터 여기저기에 웃음을 흘려놓고 다니는 어린 친구들, 그리고 한손은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다른 한손에는 솜사탕을 들고 나들이를 마냥 즐거워하는 가족의 웃음. 나이 지긋한 부부나 친구들끼리 돗자리를 펴고 꽃과 웃음과 담소를 즐기는 풍경은 그야말로 별천지처럼 행복으로 천변을 가득 채워놓았습니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원성천의 벚꽃길은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채색이 되어 시민들에게 감성 한아름 안겨줍니다. 형형색색의 조명을 받은 벚꽃은 동화의 나라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벚꽃 아래의 천변에선 문화가 흐르는 산책길이란 주제로 공연이 펼쳐지고 있으며,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벚꽃길을 산책하는 시민들의 표정은 행복 그 자체입니다.
활짝 만개한 벚꽃 아래에선 덕향문학회 소속 회원들의 상춘시화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감성이 물씬 묻어나는 작품들이 화사한 벚꽃들과 잘 어울려 전시되어 있으니, 벚꽃길을 산책하다가 잠시 멈춰 서서 시향에 한번 젖어보세요. 잠시나마 삶이 여유로워지고 윤택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멀리 차를 타고 가지 않아도 바로 우리 곁에 이렇게 멋진 벚꽃으로 물들인 천변풍경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일 것입니다. 낮이건 밤이건 언제든지 쉽게 접근해서 상춘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인 원성천. 흐드러진 벚꽃 흩날리는 원성천에 오시면 꽃비 속을 거닐 수도 있고, 소중한 추억들을 사진 속에 마음껏 담아낼 수도 있습니다.
고개를 들면 화사한 벚꽃 세상이지만 잠시 고개를 숙여 발아래를 내려다보면 또 다른 들꽃들이 반겨줄 거예요, 붉은 빛깔의 꽃 이름은 광대나물이고요, 푸른 빛깔의 꽃은 봄까치풀이라고 해요. 광대나물의 이름이 거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비할 정도로 아름다워요. 관심을 갖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작은 봄꽃들이 얼마나 예쁜지 알게 될 것입니다.
원성천에는 벚꽃뿐만이 아니라 곳곳에 볼거리들이 많이 조성되어 있어요. 시냇물 좌우를 건너는 징검다리들도 여러 군데 만들어져 있으니 종종 걸음으로 건너보세요. 유년의 기억들을 소환해 줄 것입니다. 또 멋진 아치형 다리를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물에 반영된 조형적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친구나 아이를 건너가게 하는 연출을 사진으로 찍어보는 것도 새로운 추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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