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8경중 제8경인 봉선홍경사갈기비는 1021년 창건된 봉선홍경사 경내에 세워졌던 사적비로 현재 한국에 남아있는 석비 중 가장 형태가 가장 잘 남아있습니다.
갈비(碣碑)는 일반적인 석비보다 규모가 작은 비를 일컫는 말인데요. 보통 갈비는 탑신만 있고 귀부와 덮개돌은 없는게 일반적인데 이 비석은 갈비임에도 귀부와 덮개돌까지 온전히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귀부의 머리가 오른쪽을 향하고 있는 점도 특이한 점이라고 합니다.
천안에서도 외각에 위치해 자주 들르지는 못하지만 5월이면 이곳은 유채꽃으로 물들어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기에 꼭 방문하곤 합니다.
올해도 아이들과 함께 봉선홍경사갈기비를 찾았는데요.
용머리를 하고 있는 거북모습의 받침돌, 머릿돌에 새겨진 구름에 휩싸인 용의 모습이 아이들 눈에도 멋진지 한참을 용인지, 거북인지, 공룡인지 토론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봉선홍경사는 고려 현종 12년에창건된 절이라고 하는데요. 현재는 절터에는 이 비석만이 남아있습니다. 이 비의 비문은 해동공자로 불리며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에 나오는 바로 그 최충이 지었으며 백현례가 글씨를 썼습니다 .
봉선홍경사갈기비 뒤로는 정사각 모양의 유채꽃밭이 있는데요.
매년 씨를 뿌려 유채꽃이 피어는데 5월 중순이면 절정입니다. 샛노란 유채꽃은 이름아침이나 해질녘이 가장 색이 짙고 예쁜데요. 학업을 마친 아이들과 저녁나절 여유있게 방문했습니다.
유채꽃밭 뒤로 봉선홍경사갈기비가 보이는데요. 갈기비를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가 멋지게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존이 잘된 석비이며 최충이 지은 비문이 새겨진 봉선홍경사갈기비는 국보로 지정될 만큼 중요한 문화유적이지만 사실 이것만을 보러 사람들의 발길을 끌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절터를 아름다운 유채꽃으로 물들여 사람들이 더욱 많이 찾아 봉선홍경사갈기비를 알게하고 싶은 천안시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저도 덕분에 아이들과 매년 찾고 있는데요. 정확히 기억은 못하지만 “나 여기 와봤는데!?” 하며 점점 기억하는 것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뿌듯합니다.
봉선홍경사갈기비는 천안박물관에서도 모형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천안박물관과 연계해서 들러도 교육적으로 아주 좋겠죠?
샛노란 유채꽃이 참 예쁩니다.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신이납니다. 자연물은 그 어떤 장난감 보다도 유익하고 재미있는 놀잇감이죠.
요즘 해가 길어져 7시 넘어 까지도 완전히 깜깜해지지 않기에 아이들과 꽤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유채꽃밭 사이에 야자매트가 깔려있는데요.
처음 깔렸을 때 까지만 해도 갈래길이 잘 구분되어 있어 이곳저곳 유채꽃 사이를 산책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무성한 유채꽃이 매트를 뒤덮어 빨간 그네의자 까지만 도달할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꽃밭이 조금 더 관리가 잘 되어 유채꽃 사이사이 꽃향기를 맡으며 산책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나게 놀다보니 해가 뉘엿뉘엿 노을이 지기 시작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정말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는데요. 언젠가 여기 와봤었던 것 같다 라던지, 천안박물관에서 본적이 있는 것 같다라던지 하는 말들을 하며 이곳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이 꺼내어 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뿌듯했으며 천안의 역사적인 장소들을 더 많이 방문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년에는 꽃밭이 조금 더 관리가 잘되고, 야자매트도 새로 깔아 맨 처음 유채꽃밭이 조성되었을 때 처럼 꽃밭 사이사이 산책도 하고, 꽃을 사이에 두고 예쁜 인생사진도 찍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천안 제8경중 8경인 봉선홍경사갈기비는 5월에 방문하시면 아름다운 유채꽃과 함께 인생샷도 찍을 수 있으니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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